우리가 글을 읽고 글씨를 써가며 문인화의 경지를 넘보자니 그 길이 '轉益多師是汝師'의 길일것이다. 그러나 화재가 없는 사람이 화기를 논하자니 마음이 앞서고 욕심뿐이지만 '시로 읽는 서화의 세계'를 출간한 계기로 용기를 내어 이렇게 붓을 들었다.
화제는 자신의 식견과 사유를 통하여 표현된다. 따라서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를 담아내는 경지가 바로 문인화의 화제일 것이다. 우리 선현들은 그 표현이 자유로웠지만 오늘날의 우리들은 어떠한가! 그 동안 한문 화제를 중점적으로 다루어오다 최근에 한글 화제가 등장한 것은 자연스러운 세태가 아닐까 한다. 형임에 지나지 않는 한문 화제보다는 자기 자신이 묘사한 필치에 함축되고 절제된 마음을 표현하는 한글 화제가 진정한 어울림이라고 여긴다.
- 머리말 中 -